오건영 단장이 말한 ‘3중 딜레마’… 환율 vs 내수, 한국은행의 진짜 고민

요즘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세계적으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미국이 주요 수입품에 높은 관세까지 부과하면서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지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복잡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원화가치가 약해지며 환율이 불안해지고, 반대로 금리를 그대로 두면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커져 경기가 위축될 수 있습니다. 그럼, 금리를 올리면? 내수 경기에 더 큰 부담이 되죠.

 

이처럼 환율, 물가, 내수라는 세 가지 요소가 서로 엇갈리는 ‘3중 딜레마’ 상황에 한국은행이 놓여 있는 겁니다.

 

한국은행의 3가지 목표: 환율 안정, 물가 안정, 경기부양, 왜 딜레마인가요?

3중 딜레마, 사례로 쉽게 풀어보면

 

① 금리를 인하하면 - 경기 부양에는 긍정적, 환율 불안, 외환 유출 우려

→ 소비와 투자에는 도움이 됩니다. 돈을 빌리기가 쉬워지니까요.

경기 부양에는 좋지만 환율 불안, 외환 유출의 우려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면 기업과 가계의 이자 부담이 줄어 소비와 투자 증가 → 경기 부양에는 긍정적
• 그러나 미국이 고금리를 유지 중인 상황에서 한국만 금리를 내리면 원화가치 하락 → 환율이 급등(원/달러 상승)
• 금리가 더 높은 국가로 외국인의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 상승
• 이로 인해 수입물가 상승 → 인플레이션 압력 강해짐

 

② 금리를 동결하면 – 환율은 안정적, 내수 침체 심화

→ 환율은 비교적 안정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금리가 여전히 높아 소비 심리가 얼어붙고, 경기는 점점 더 위축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자영업자나 영세한 사업자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죠.

 

예를 들어,

• 금리를 지금 수준(3.5%)으로 유지 → 한-미 금리 차가 벌어지는 것을 방지해 환율 안정을 도모
• 하지만 고금리 상태 지속 → 가계대출 부담 계속 증가 →  소비와 주택경기 위축 → 내수 침체가 더 심각
• 특히 자영업자·영세 사업자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음

 

③ 금리를 인상하면  – 환율과 물가는 잡지만 내수는 결정타

→ 물가나 환율 안정에는 긍정적이지만, 경기엔 결정타가 될 수 있습니다.

대출금리까지 올라 소비와 투자가 더 줄어들고, 결국 내수 경기가 깊은 침체로 빠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 금리를 추가 인상하면 환율 안정과 물가 억제에는 효과적
• 하지만 이미 경기가 둔화된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소비·투자 심리는 급속히 얼어붙고, 실물경제가 타격을 입으며 내수 경기 침체가 가속화
• 이는 실업률 증가와 기업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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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 단장의 분석: ‘환율보다 변동성’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의 오건영 단장은 현재 한국은행이 과거와는 달리 절대 환율 수준보다는 환율의 변동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과거에는 환율 안정을 위해 미국 금리와의 간극을 좁히는 데 집중했지만 지금은 내수 회복을 더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가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고,

“1300원, 1400원, 1500원 등 주요 환율 구간을 넘으면 외환위기 우려가 반복되기에 금리 인하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선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시장에서는 보이는 반응은?

최근 미국과의 환율 협상 이슈가 부각되면서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5월에 환율 왜 떨어졌었나? 원화 급락의 이유 정리

 

지난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5.7원 내린 1394.5원으로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추진 과정에서 환율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전략을 계승해 제2의 플라자합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과거 미국은 달러 가치를 의도적으로 낮춰서 무역수지를 개선한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지금은 미국이 과거처럼 일방적인 환율 조정에 나서기엔 국채 부담이 너무 크다”라며, “설령 추진하더라도 각국이 쉽게 따르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내 경제 지표도 심상치 않습니다

2025년 1분기 한국의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0.1%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민간 소비는 최근 30개월 중 무려 28개월이나 감소했고, 건설·설비 투자도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김 센터장은 “5월 금통위에서 한 차례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고, 연내 추가 인하도 점쳐진다”고 말하면서도,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를 고려하면 단계적이고 신중한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했습니다.

 

한국은행, 통화정책 틀 자체를 바꾸는 중

오건영 단장은 한국은행이 도입한 새로운 통화정책 프레임워크(IPF)에 주목했습니다.

 

“이제는 금리 결정 기준이 물가와 성장률뿐 아니라, 환율, 부동산, 가계부채 등까지 입체적으로 확대됐다”며,
“결국 내수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지만 환율 불안을 감수해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은행이 마주하고 있는 ‘3중 딜레마’는 단기 처방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금리를 내릴 수도, 올릴 수도, 그대로 둘 수도 없는 상황에서 무엇 하나를 선택해도 다른 두 가지가 흔들릴 수 있는 복합적인 위기죠.

 

오건영 단장의 분석과 같이 지금은 과거처럼 미국의 금리만 따라가는 방식이 아니라, 한국의 내수와 경제 균형을 고려한 유연한 정책이 중요해진 시기입니다. 환전 계획이 없더라도, 이 통화정책은 국민의 삶과 직결되므로 앞으로도 계속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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